삼성전자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어 투자하는 ‘빚투’가 오히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신용융자 잔고는 이달 7일 기준 9,236억 원으로, 지난달 2일의 6,180억 원에서 약 49.4% 증가했습니다. 이는 2021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지난 4일에는 9,243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신용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 자금을 증권사에서 빌려 투자한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 기대될 때 신용잔고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11일 8만8,800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약 30% 이상 하락하여 투자자들 사이에서 ‘5만전자’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하락세에는 외국인의 대량 매도도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외국인은 지난달 2일부터 이달 7일까지 삼성전자 주식만 약 9조 5,910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가 하락 폭이 과도하다고 판단하고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4조 원에서 10조 원대로 하락했고, 외국계 증권사들은 반도체 시장의 ‘겨울’을 언급하는 등 부정적 요소들이 계속 유입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전날 발표한 3분기 잠정 실적에서 매출액 79조 원과 영업이익 9조1,000억 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습니다. 개인들의 빚투가 당장 성과를 내기 어려운 환경으로 해석됩니다.

일부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이미 악재를 반영한 수준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의 채민숙 연구원은 “2분기에는 재고자산 평가손실 환입으로 인한 일시적 실적 개선, 3분기에는 인센티브 충당금으로 인한 실적 충격 등 분기별 실적 변동성이 컸다”며 “4분기부터는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실적 부진에 대해 이례적으로 사과하고,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채 연구원은 “정확한 사업 진행 현황과 향후 방향성에 대한 시장과의 소통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삼성전자의 재도약을 위한 노력과 주가 회복 가능성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