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폰제철이 미국 US스틸 인수를 성사시키기 위해 총 140억 달러(약 19조 원)를 투자할 계획이며, 이 중 최대 40억 달러는 신규 제철소 건설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복수의 관계자와 관련 문서가 밝혔다.
문서에 따르면 닛폰제철은 오는 2028년까지 US스틸의 인프라에 총 110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 중에는 10억 달러 규모의 신규 부지 투자가 포함되며, 이후 수년간 30억 달러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세부 투자 내용은 기존에 보도되지 않았으며, 총 투자 규모는 앞서 CTFN에 의해 보도된 바 있다.
해당 보도가 나온 후 US스틸의 주가는 3% 이상 상승 마감했다.
이번 대규모 투자 약속은 당초 제시됐던 14억 달러에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미국 정부의 승인 확보를 위한 마지막 노력으로 평가된다. 이번 인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모두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양사는 5월 21일까지 새로운 국가안보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월 국가안보를 이유로 인수 합병을 차단한 데 따른 재심 절차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결과 발표 후 15일 이내에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으나, 일정은 변경될 여지도 있다.
새로운 투자 규모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장을 바꿀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다만 두 명의 관계자는 트럼프 측이 더 큰 투자를 원해왔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DLA 파이퍼의 닉 클라인 변호사는 “미국 내 철강 생산 확대를 위한 투자는 국가안보에 매우 중요하며, 트럼프 행정부도 이를 인식하고 이번 거래를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닛폰제철은 미국 내 철강 시장 진입을 위해 5억6,500만 달러에 달하는 위약금 부담과 25%의 고율 관세를 감수하면서도, 인수 성사를 위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US스틸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며, 닛폰제철과 백악관, 그리고 국가안보 심사를 주관하는 재무부 또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닛폰제철은 2023년 12월 US스틸 인수를 위해 149억 달러를 제안하며, 미국의 초당적 인프라 법안에 따른 철강 수요 증가를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인수 추진 초기부터 미국 내 반발은 거셌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US스틸은 미국 소유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며 펜실베이니아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했다. US스틸 본사가 위치한 펜실베이니아는 주요 경합주 중 하나다.
닛폰제철은 2024년 8월 투자 약속을 27억 달러로 증액하고, US스틸 본사를 펜실베이니아에 그대로 두겠다는 추가 약속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1월 국가안보를 이유로 인수를 차단했으며, 이에 대해 두 회사는 국가안보 심사 과정에 편향이 있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해당 주장을 부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