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기업 맥도날드가 주요 시장인 일본과 미국에서 각기 다른 현안에 직면하며 상반된 전략을 펼치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일본에서는 사회적 문제로 비화된 과열 경쟁 때문에 인기 애니메이션 ‘원피스’와의 해피밀 프로모션을 전격 중단했으며, 미국에서는 장기화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주력 메뉴의 가격을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맥도날드, ‘원피스 해피밀’ 판매 전격 중단… 주가도 하락

일본 맥도날드는 지난 20일, 오는 8월 29일부터 판매 예정이었던 인기 만화 ‘원피스’ 카드 게임이 포함된 해피밀 세트의 판매를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대체 상품으로는 과거에 증정되었던 장난감이 제공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최근 ‘치이카와’, ‘포켓몬스터’ 등 인기 캐릭터와의 협업 프로모션 당시 벌어졌던 심각한 문제들이 자리 잡고 있다. 한정판 굿즈를 노린 전문 되팔이(転売)들의 사재기와 이로 인한 음식의 대량 폐기 문제가 연이어 발생하며 맥도날드를 향한 비판 여론이 거세졌다. 이에 맥도날드 측은 “해피밀 관련 정책 재검토의 일환”이라며 판매 중단을 공식화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20일 오전, 도쿄 증시에서 일본 맥도날드 홀딩스(스탠더드, 종목코드 2702)의 주가는 전일 대비 70엔(1.05%) 하락한 6,580엔까지 떨어지며 시장의 우려를 반영했다.

전문가 분석: “세 번째 실패는 없다”… 고심 끝에 내린 결정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맥도날드의 깊은 고심 끝에 나온 선택이라고 분석한다. 판매 개시를 불과 9일 앞두고 발표가 이루어진 점을 감안할 때, 이미 상당 부분 준비가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중단을 결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한 전문가는 “앞서 두 차례의 혼란을 겪은 만큼, 세 번째 실패는 용납되기 어려운 상황이었을 것”이라며, “강화된 대책으로 문제를 회피할 수도 있었겠지만, 작은 위험이라도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근본적인 문제는 되팔이나 음식 폐기를 행하는 일부 소비자들이지만, 이들을 특정하여 처벌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비난의 화살은 결국 판매사인 맥도날드로 향하게 된다. 또한, 과도한 고객 집중으로 인한 매장 운영의 혼란은 현장 직원들의 부담과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요인이기도 했다.

다행히 최근 일본 맥도날드는 견고한 실적을 유지하며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어려움을 성공적으로 극복해왔다. 이러한 안정적인 기반 위에서 잠시 속도를 늦추고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 대응 위해 주력 메뉴 15% 가격 인하

일본과 대조적으로 미국 맥도날드는 가격 인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은 20일, 맥도날드가 미국 내 가맹점주들과의 합의를 통해 다음 달부터 주력 세트 메뉴 가격을 15% 인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장기화된 인플레이션과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외식을 줄이는 소비자들의 발길을 다시 붙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 몇 년간 맥도날드는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꾸준히 가격을 인상해왔다. 그 결과, 현재 ‘빅맥’ 라지 세트의 평균 가격은 10달러(약 1만 4천 원)를 훌쩍 넘는 수준이 되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패스트푸드의 주 소비층인 저소득층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기 위해 외식을 기피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맥도날드는 이번 가격 인하를 통해 가격에 민감한 고객층을 다시 유인하고 시장 점유율을 지키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