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금값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는 미국이 일부 수입 자동차 부품과 차량에 대한 관세를 완화할 것이라는 소식에 따라 안전자산 수요가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달러화 강세가 금 가격에 추가적인 하락 압력을 가했다.

29일(현지시간) 금 현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최대 1.2% 하락해 온스당 3,305.23달러까지 내려갔다. 이는 직전 거래일 0.7% 상승 이후 나타난 급격한 반전이다. 시장에서는 백악관 관계자의 발언이 촉매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당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일부 외국산 자동차 부품에 부과했던 관세를 철회하고, 수입 자동차에 대해 별도로 적용해왔던 알루미늄 및 철강 관세 역시 일정 기간 유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조치는 최근 몇 년간 고조돼왔던 미중 무역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데 기여했다. 무역 갈등이 완화될 경우,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에 대한 수요를 줄이고,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회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따라 금은 매도 압력에 직면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날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달러 강세는 금값 하락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금은 달러로 가격이 책정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오르면 비달러권 국가의 투자자들에게 금 구매 비용이 상승하는 구조다. 이는 글로벌 금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금값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향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방향성과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에 따라 금 시장의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금리는 인플레이션과 연관돼 있으며, 무역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한, 안전자산 수요는 다시 살아날 여지가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편 투자자들은 오는 주 후반 예정된 주요 경제 지표 발표와 연준 인사들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금리 정책에 대한 힌트가 추가로 나올 경우, 금값과 달러화의 향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관계자는 “현재 금 시장은 무역 정책 변화와 통화 정책 전망이라는 두 축 사이에서 방향성을 탐색하는 상황”이라며 “단기적 조정이 나타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거시경제 환경 변화가 금 시장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