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들의 구독료가 지속적으로 인상되면서, 계정 공유 서비스 이용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

OTT 서비스가 처음 확장될 당시, 플랫폼들은 구독자 수를 빠르게 늘리기 위해 계정 공유를 암묵적으로 허용했다. 그러나 최근 OTT 시장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이러한 서비스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커지고 있다.

2023년 11월 기준으로, 넷플릭스, 유튜브, 디즈니 플러스, 티빙 등의 주요 OTT 플랫폼의 구독료가 줄줄이 상승하면서, 여러 명이 함께 OTT 계정을 공유하는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특히, 고잉버스, 겜스고, 어롱쉐어, NFXBUS 같은 해외 OTT 계정 공유 사이트가 주목받고 있다. 이 사이트들을 통해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 등의 글로벌 OTT를 훨씬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예를 들어, 고잉버스에서는 넷플릭스 프리미엄 요금제를 한 달에 3.87달러(약 5,352원)로 이용할 수 있다. 유튜브 프리미엄은 월 3.32달러(약 4,590원)이다. 구독 기간을 12개월로 설정할 경우 가격은 약 3,000원에서 4,000원 수준으로 더 저렴해진다.

넷플릭스는 2022년 계정 공유 제한 정책을 도입하면서, 프리미엄 요금제에 한해 동시 접속을 주 계정 소유자의 거주지에서만 허용했다. 추가로 외부 계정을 2명까지 추가할 수 있지만, 그 경우 1인당 약 5,000원의 추가 요금이 부과된다. 이에 따라, 한 계정을 4명과 공유했을 때 월 4,250원이었던 비용이, 3명으로 나눌 경우 월 9,000원으로 증가하게 됐다.

또한, 넷플릭스는 월 9,500원의 1인 요금제 신규 판매를 중단했으며, 광고 없는 요금제의 최저가는 1만 3,500원으로 인상됐다. 디즈니 플러스도 프리미엄 요금제를 9,900원에서 1만 3,900원으로 약 40% 인상했다.

이러한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해외 OTT 계정 공유 서비스는 여전히 저렴한 가격을 제공하는 이유는, 계정 공유 제한 정책이 적용되지 않거나 구독료가 저렴한 국가에서 계정을 구매해 공유하는 방식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피클플러스, 링키드, 에브리뷰 같은 계정 공유 서비스가 인기를 얻고 있다. 피클플러스는 40만 명 이상이 가입한 대표적인 서비스로, 월평균 3만 5,000명의 사용자가 있다. 이 서비스들은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티빙 등을 타인과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매칭해주고, 결제 및 정산까지 대행해 준다.

이러한 서비스들은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OTT 약관 위반의 소지가 있다. 넷플릭스의 약관에 따르면 계정 공유는 동일 거주자들 간에만 허용되며, 상업적 목적의 계정 공유는 금지된다. 또한, OTT 플랫폼들은 개인정보 보호 규정에 따라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어, 계정 공유 시 개인정보 보호 우려가 커질 수 있다.

OTT 계정 공유 서비스가 계속 성장할수록 콘텐츠 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동국대학교 김용희 교수는 “계정 공유가 활성화될수록 이용자의 지불 의사가 감소하고, 이는 OTT 업체의 수익 감소로 이어져 콘텐츠 투자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소장도 “이용자에게는 가격 부담을 줄여주는 장점이 있지만, OTT 플랫폼의 약관 위반 우려와 함께 서비스 중단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 차원의 규제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