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가 상업용 우주 인터넷망 구축과 국가 안보 임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며 독보적인 우주 기술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최근 진행된 연속 발사를 통해 스페이스X는 자사의 스타링크(Starlink) 프로그램에서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우는 동시에, 미 국가정찰국(NRO)의 중요 정찰 자산을 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민간 우주 기업으로서의 확장성과 국방 파트너로서의 신뢰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스타링크 3,000기 발사라는 대기록 달성

최근 나사(NASA)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진행된 ‘스타링크 6-92’ 임무는 단순한 위성 발사 그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이번 발사로 스페이스X는 올해 들어서만 3,000번째 스타링크 위성을 저궤도(LEO)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날 팰컨9 로켓에는 29기의 스타링크 위성이 탑재되었으며, 이들은 현재 전 세계 500만 명 이상의 사용자에게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대한 위성 군집의 일부가 되었다. 회사는 최종적으로 12,000개의 위성을 띄워 빈틈없는 글로벌 인터넷망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향해 순항 중이다.

특히 이번 임무에 투입된 1단 추진체인 B1067 부스터의 활약은 재사용 로켓 기술의 정점을 보여주었다. 해당 부스터는 이번 비행으로 통산 32번째 임무를 완수하며 가장 많이 사용된 팰컨 부스터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스페이스X는 현재 팰컨9 부스터의 수명을 40회 비행까지 연장하기 위한 인증 과정을 밟고 있어, 향후 재사용 기술의 경제성은 더욱 극대화될 전망이다. 임무를 마친 부스터는 대서양에 위치한 드론십 ‘Just Read the Instructions’에 정밀하게 착륙하며 회수되었다.

국가 안보를 위한 NROL-77 임무 수행

상업적 성과에 이어 스페이스X는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국가정찰국(NRO)을 위한 기밀 임무인 ‘NROL-77’ 발사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현지 시각 화요일 오후 2시 16분에 이륙한 팰컨9 로켓은 북동쪽 궤적을 그리며 비상했다. 이번 임무에 탑재된 페이로드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NRO가 직접 설계하고 운영하는 정찰 자산이라는 점만이 확인되었다. 이는 스페이스X가 올해 수행한 마지막 국가 안보 페이로드 발사이기도 하다.

이번 발사에 사용된 B1096 부스터는 앞서 나사(NASA)의 IMAP 미션과 아마존의 카이퍼(Kuiper) 프로젝트 등에 투입되었던 베테랑 추진체로, 이번이 네 번째 비행이었다. 이륙 약 8분 30초 후, 부스터는 플로리다 반도로 돌아와 ‘착륙 구역 2(LZ-2)’에 안착했다. 이는 스페이스X의 547번째 부스터 착륙이자 LZ-2에서의 16번째 회수였으며, 해당 구역에서의 마지막 팰컨9 회수라는 점에서 역사적인 순간으로 기록되었다.

전략적 파트너십과 미래 국방 우주 역량

NROL-77 임무는 2020년 8월 체결된 ‘국가 안보 우주 발사(NSSL)’ 2단계 계약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이 계약은 스페이스X와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가 향후 5년간 미 우주군의 주요 임무를 분담하여 수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특히 이번 발사는 2023년 10월 발표된 5차 주문 연도(Order Year 5)에 배정된 첫 번째 임무로, 해당 연도에만 스페이스X에 배정된 10개 임무의 총 가치는 약 12억 3,600만 달러(한화 약 1조 6,000억 원)에 달한다.

이번 임무를 총괄한 NRO의 우주 발사국장 캐서린 캔투 대령은 “우주 공간이 점차 분쟁의 영역으로 변모함에 따라, NRO와 우주군 시스템 사령부 간의 파트너십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협력은 진화하는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민첩성과 회복 탄력성을 유지하면서, 첨단 정보 수집 자산을 신속하게 배치할 수 있게 해준다”며, 미국의 우주 기반 국가 안보 작전 수행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