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수백만 명을 매료시키고 있는 게임 산업은 오늘날 가장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 속에서 독일은 아직까지 게임 시장의 주도적인 역할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독일 정부가 자국 게임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본격적인 지원에 나설 전망입니다.
국제 경쟁에서 뒤처진 독일 게임 산업의 현실
독일 게임 산업은 프랑스, 캐나다, 영국 등 주요 경쟁국에 비해 약 30%에 달하는 비용 불이익을 안고 있습니다. 이들 국가는 오래전부터 게임 개발사에 대한 세금 감면 등 적극적인 지원책을 시행하며 자국 산업을 육성해왔습니다. 그 결과, 독일은 최신 기술 덕분에 시각적 표현력은 날로 발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상업적 성공을 거둔 자국 게임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독일 게임 시장에서 판매되는 게임 중 독일산 게임의 비율은 5% 미만으로 추산될 정도입니다.
물론, 마인츠와 뒤셀도르프에 위치한 유비소프트(Ubisoft) 스튜디오가 개발한 전략 게임의 고전 “아노 1800(Anno 1800)”과 같은 성공 사례도 있습니다. 또한, 프랑크푸르트에 기반을 둔 킨 게임즈(Keen Games)의 서바이벌 액션 게임 “인슈라우디드(Enshrouded)”와 크라이텍(Crytek)의 “헌트 쇼다운(Hunt Showdown)” 역시 좋은 성과를 거두며 독일 게임의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게임 장관’의 등장과 업계의 기대
독일 게임 산업계에 새로운 희망의 바람을 불어넣은 인물은 바로 전 연방 연구기술부 장관이었던 도로테 베어(Dorothee Bär)입니다. 그녀는 업계로부터 ‘게임 장관’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게임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녀의 사무실에는 1990년대부터 컴퓨터 게임 팬들에게 친숙한 캐릭터 ‘라라 크로프트’의 실물 크기 피규어가 서 있는 모습이 그녀의 인스타그램 채널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게임 전문 매거진 ‘게임스비르트샤프트(Gameswirtschaft)’의 편집장 페트라 프뢸리히(Petra Fröhlich)는 베어 장관이 업계가 직면한 과제와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녀는 2011년 독일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다른 의원들과 함께 ‘카운터-스트라이크’ 랜 파티를 조직하는 등, 게임 문화에 대한 편견 없는 시각과 과감한 행보를 보여주며 업계의 큰 신뢰를 얻었습니다.
구체적인 재정 지원 계획과 미래 전망
과거 독일의 게임 개발 지원금은 매우 불규칙적으로 지급되었으며, 책정된 수천만 유로의 예산은 금방 소진되기 일쑤였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시 베어 장관은 2026년부터 연방 예산에서 매년 1억 2,500만 유로를 게임 산업 지원에 투입하겠다는 파격적인 계획을 약속했습니다. 이는 기존 지원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 금액입니다.
독일 게임 산업 협회(Bundesverband der deutschen Games-Branche)의 전무 이사 펠릭스 포크(Felix Falk)는 이러한 정부의 계획이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과의 경쟁에서 30%의 비용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물론 업계는 직접적인 재정 지원과 더불어 개발 스튜디오를 위한 추가적인 세금 감면 혜택 역시 바라고 있습니다.
당시 베어 장관은 해당 예산안이 연방의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동료 의원 대부분이 게임 산업이 혁신과 성장의 중요한 동력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기에 매우 낙관적”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이처럼 독일 정부의 강력한 지원 의지에 힘입어, 독일 게임 산업이 세계 시장의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