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과 정해인이 주연을 맡은 영화 ‘베테랑2’가 추석 연휴 기간 동안 거침없는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본격적인 연휴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13일 스크린에 걸린 이 작품은 개봉 6일 차인 18일 기준으로 누적 관객 수 445만 명을 동원하며 단숨에 손익분기점인 400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 천만 관객의 영예를 안았던 ‘범죄도시4’보다는 하루 늦은 속도지만, 화제작이었던 ‘파묘’보다는 무려 사흘이나 앞선 기록이다. 영화계는 다가오는 주말 무난하게 600만 관객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작 세 편(‘1947 보스톤’,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 ‘거미집’)이 맞붙었음에도 하루 평균 50만 명대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던 작년 추석과 비교하면 그 격차가 확연하다. 뚜렷한 경쟁작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베테랑2’의 맹활약 덕분에 하루 평균 전체 극장 관객 수가 90만 명대까지 훌쩍 뛴 것은 괄목할 만한 성과다.

흥행 이면의 엇갈린 평가와 류승완 감독의 뚝심 뜨거운 매표소 열기와는 다르게 영화 내용 자체에 대해서는 관객들의 호불호가 갈리는 양상이다. 전작인 1편에서 고스란히 이어지는 캐릭터 고유의 매력과 류승완 감독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액션 시퀀스에 대해서는 호평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특유의 통쾌함이 핵심이었던 전작과 달리, 사적 제재의 정당성을 파고드는 무거운 주제 의식이 극 전반에 깔려 있다는 점이 낯설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게다가 악역이 왜 그런 범죄를 저지르는지 명확한 동기나 서사가 생략되어 있어 극의 흐름이 끊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개봉 직후 관객들의 실관람 평점을 나타내는 CGV 에그지수는 19일 기준 87%에 머물렀다. ‘서울의 봄’이나 ‘범죄도시4’, ‘파묘’ 같은 메가 히트작들이 전부 90%를 훌쩍 넘긴 것과는 대조적이다. 유명 영화 평가 플랫폼 왓챠피디아에서도 이동진 평론가의 “당혹스런 오프닝과 엔딩을 위한 엔딩, 그리고 그 사이의 종종 갸웃거려지는 장면들”이라는 한 줄 평이 가장 많은 공감을 얻었다.

묵직한 질문 던진 감독, 그리고 확장되는 세계관 이러한 반응에 대해 류승완 감독은 명쾌한 사이다 결말을 주기보다 관객에게 본질적인 질문을 남기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지난 11일 서울 소격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관객들이 서도철이라는 친숙한 인물의 안내를 받아 1편과는 전혀 다른 모험을 떠나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전작이 엄청난 성공을 거두며 “어이가 없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같은 명대사가 유행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감독은 자신감보다는 두려움이 앞서 한동안 속편 제작에 손을 댈 수 없었다. 2편이 세상의 빛을 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다. 침묵의 시간 동안 그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사건들을 접하며 끓어오르는 분노를 느꼈다. 처음에는 가해자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지만, 점차 진실이 밝혀지며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는 일들을 목격하고 큰 충격에 빠졌다고 한다.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한 여론 재판과 사적 제재에 대한 대중의 열광을 영화 속에 비판적으로 녹여낸 배경이다. 빌런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원래는 명확한 서사가 담긴 대본이 있었지만 과감히 폐기했다고 설명했다. 대중 영화임에도 악당의 실체를 명확히 보여줬을 때 발생하는 단순한 분노를 경계하고 악인에게 서사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뜻이었다. 영화 말미의 쿠키 영상은 다음 시리즈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류 감독은 이미 3편 시나리오 작업을 진행 중이며, 1편의 주요 인물이 다시 핵심적인 역할로 돌아올 것이라고 귀띔했다.

국경 넘은 속편의 돌풍, 인도 영화 ‘두란다르’의 진기록 한국에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 ‘베테랑’ 시리즈가 있다면, 글로벌 스크린에서는 인도 영화 ‘두란다르’ 프랜차이즈가 속편 흥행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주연 배우인 사라 아르준은 최근 ‘두란다르’와 그 속편 ‘두란다르 2: 더 리벤지’가 전 세계적으로 거둔 메가 히트에 대해 벅찬 감사를 전했다. 그녀는 상대 배우인 란비어 싱과 함께 찍은 영화 속 장면을 공유하며 지난 몇 달간 팬들이 보내준 압도적인 사랑에 고마움을 표했다. 아디티야 다르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속편은 최근 극장가에서 가장 성공적인 행보를 보여주는 작품 중 하나다. ‘두란다르 2’는 개봉 단 25일 만에 전 세계 극장가에서 1,700크로어 루피를 벌어들이며, 힌디어 영화 사상 최단기간에 이 엄청난 고지를 밟는 기염을 토했다. 속편의 폭발적인 수익에 힘입어 두 편을 합친 프랜차이즈 총수익은 공식적으로 3,000크로어 루피를 가뿐히 돌파했다. 이는 인도 영화 역사상 단 두 편의 시리즈만으로 3,000크로어 루피를 넘어선 최초의 진기록이다. 인도 내수 시장에서의 활약도 눈부시다. 기록적인 오프닝 주간을 보낸 이후 흥행 기세가 서서히 안정화되는 흐름 속에서도 여전히 상위권을 굳건히 지키며 순수 국내 수익만 1,000크로어 루피 이상을 긁어모았다. 잘 기획된 속편 하나가 국경을 넘어 전 세계 영화 팬들을 얼마나 강력하게 극장으로 이끌 수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